베를린 관람기

원래 설 연휴 전전날 보려고 예매해뒀다가 야근의 마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예매취소.

볼 시간이 없어서 당분간 보긴 힘들겠다 생각했는데 지하철 안에서 베를린 스토리 이야기 하는 사람들을 피해 도망치며 어서 보지 않곤 이 스포일러의 늪에서 빠져 나올수 없겠다 싶어 급하게 예매 했다. 연휴라 거의 표가 다 매진이라지만 한장표는 의외로 좋은자리 취소표가 종종 나온다. ^_ㅜ


설 연휴 마무리를 영화관에서 하겠다는 가족과 연인들 틈에 끼어서 당차게 자리잡고 앉아 영화를 봤다.

하정우 진짜 섹시하더라! 범죄와의 전쟁과 황해를 이어서 이사람의 에너지는 참 벅차게 끓어 오른다. 정말 멋있다. 보는 내내 차기작 군도에서의 강동원과의 투샷은 어떤 느낌이 날지 궁금해졌다. 누가 누구를 압도할지 아니면 시너지 효과가 날지. 전혀 느낌이 다른 (순정만화와 성인만화 남자주인공들이 같은 작품에 출연하는 느낌인걸) 스타일이라 어떤 조화를 느낄수 있을지. 기대감 폭발.

황해에 이은 그의 기구한 도망자 인생... 도망자의 아이콘! 참 쓸쓸하더라. 한사람이 자기가 가진 절대적인 세계가 무너짐을 경험하고 흔들리고 결국 마지막으로 지키고자 했던것조차 지키지 못한 그 허무함 고독감. 마지막 장면의 갈대씬은 액션 시퀀스보단 (생뚱 바위 나만 그렇게 느낀거 아니더랔ㅋ) 그 장소의 특별함이 준 쓸쓸함이 참 좋았다.

류승범은 부당거래때의 캐릭터가 그대로 이어지는 듯한 느낌이라 아쉬웠고, 연기는 좋았지만. 한석규는 참 멋진 배우다 어느 순간에 어떤 배역으로 있어도 제 몫을 해주는 믿음직한 느낌. 특히 튀지 않게 다른 배우들을 받쳐주는게 대단함.
그리고 전지현. 최근 전지현이 지펠광고로 광고계의 넘버원으로 다시 컴백한걸 보고 이 아름답고 재기발랄한 배우의 재기가 참 기쁘고 응원하는 마음이 되었는데 베를린에서도 그녀는 차분하게 예쁘고 그 이미지 그대로지만 그 이미지를 소비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더라. 나긋하고 고요하고 아름답다. 궁금하다 이배우. 조금더 조금더.

재밌는 마음에 드는 한국영화를 보고 나면 참 기쁘고 좋다. 좋은 외국영화 보고 느끼는 감동이랑은 조금 다르고. 애국심인지 뭔진 모르겠지만.

영화 보고 나와 장본걸 들고 차가운 공기 속에서 종종 걸음 으로 집으로 걷다보니 황핸가 범죄와의 전쟁인가 (둘다일지도) 보고 집에 가던때 느낌이 기억났다. 영화는 이래서 좋다. 두시간을 나를 전혀 다른곳으로 보내주고, 굉장한 만족감과 충족감을 줄때가 있다.

그래서 생뚱하지만; 앞으로 열심히 나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했던 밤. 강추!! 베를린


Posted in : 모든 토요일 at 2013. 2. 11. 23:37 by 초코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