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 / 이수진


나는 그제야 네가 만나자고 한 이유를 알아차렸다. 우습게도, 나는 너에게 메리트 있는 남자가 되어 있었다. 나는 네게 별 볼일 있는 남자가 되어있었다, 이제 와서.

P.344


중앙장편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인데 모게시판에 추천글이 올라오고 제목이 참신(?)해서 거침없이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신청했었다. 책 날개에 곱게 찍힌 작가의 사진과 나이를 보고 내심 놀랐었다. (나보다 어려!)


고양이를 기르다보니 좀 더 공감가는 부분이 있었고 ㅎㅎ 고양이를 좋아하는 집단을 버틀러로 규정하고 그들의 취향에 대해 논하는 방식이 굉장히 절묘하면서 기발하다고 생각했다. '취향' 집단 안에 있을땐 그것이 조금도 이상하다고 생각지 못했는데 그 집단을 조금 벗어나보면 그것이 좀 이상했다는걸 느낀다. 그런 부분을 잘 집어내서 이야기를 만들어 낸 방식이 좋았다.


나는 대단히 특별한 취향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오히려 평범하달지 대중적인 취향을 갖고 있는데 내가 가장 경계 하는것은 아닌척 하면서 자신의 취향을 대단히 고고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일명 저만 그런가요? 부류.

다른 사람의 취향을 은근히 무시하며 그걸 왜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며 나만 안 좋아하냐며 은근히 자신의 취향을 고급스럽게 포장하려는 사람들!

그런 사람에게 말해주고 싶다.


아니요 당신만 그런게 아니에요.


물론 나에게도, 종종 다른 사람의 취향을 무시하려는 나에게도 늘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겠지.

취향은 존중되어야 하니깐. 


Posted in : 모든 토요일 at 2013. 7. 19. 19:30 by 초코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