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암

주말내내 시베리아에서 온 바람이라는 그바람이 불고 하늘은 눈부셨다. 
​날씨가 너무 좋으니- 어디 놀러라도 갈까 하다가 피곤하기도 해서 토요일엔 영화를 보고 마트 장보고 집으로 갔고, 일요일에도 집에서 쉬다가 문득 너무 아쉬운 마음에, 신랑을 어르고 달래 밖으로 나갔다. 

아! 하필 나가자 마자 비가 부슬부슬오네... 해는 쨍쨍한데. 

어쩌지 고민하다가 일단 가보기로 하고 걸었지만, 비가 점점 더와서 결국 가기로 했던 공원은 가지 못하고 동네 카페에서 잠시 쉬기로 했다. 좀 쉬다보니 비가 그쳐서 공원 대신 매번 타고 다니는 마을버스의 종점인 사자암에 올라가보기로 하고 느긋하게 손잡고 사자암으로 출발. 

골목길을 지나쳐 예쁜 파란하늘도 보고, 산 중턱에 빼꼼이 서있는 절에 도착했다. 이렇게 가까운줄 알았으면 지난 부처님오신날에도 와볼껄. 내년엔 꼭 와보자. 그랬다. 절에서 치는 종소리가 울리고, 법당쪽으로 가기엔 너무 조용해서, 절 입구에 있는 크고 아름다운 나무에 조용히 합장하고 기도를 했다. 서로의 소원이 이루어지길. 


Posted in : 불면증의 버스 at 2016. 9. 1. 13:40 by 초코슈